외저설은 내저설과 마찬가지로 경(經)과 설(說)로 나뉜다. 경이 개론이라면 설은 각론인 셈이다. 주요내용은 한비의 핵심사상인 법(法), 그리고 법의 운용을 가능케하는 술(術), 그리고 강력한 통치 수단의 정점인 세(勢)를 군주가 지키고 유지하며 행사하는데 핵심인 요소를 역사적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외저설에는 정치와 외교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국가의 안보와 번영을 위한 전략을 제시한다. 이 글에서는 군주로서 지녀야 할 기본 자질과 외교의 중요성과 그 방법에 대해 논의하며, 국가 간의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전략을 싣고 있다.국정운영의 기본 원칙으로 전문가들의 판단과 군주가 그 의견을 듣고 정확한 판단을 주문한다. 또한 외교는 국가의 안보와 번영을 위해 필수적이며, 이를 통해 국가 간의 갈등을 해결하고 협력을 증진시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묵자가 나무 연을 만든 이야기:
묵자가 나무로 연을 만들어 삼 년 만에 완성했지만, 하루 만에 망가졌다는 이야기이다. 이는 실용적이지 않은 기술이나 지식은 결국 쓸모가 없다는 것을 강조한다. 묵자는 수레의 축을 만드는 사람만큼 솜씨가 좋지 않다고 인정하며, 실용적인 기술의 중요성을 말한다.
의미: 실용적이고 유용한 지식과 기술이 중요하며, 쓸모 없는 기술이나 지식은 결국 실패로 이어진다는 교훈을 전달한다.
송나라 사람이 연왕에게 가시 끝으로 원숭이를 만든다는 이야기:
송나라 사람이 연왕에게 가시 끝으로 원숭이를 만드는 것을 요청하였으나, 실제로는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연왕은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결국 속임수에 넘어가게 된다.
의미: 군주가 헛된 것을 믿고, 실용적이지 않은 것에 시간을 낭비하면 결국 실패로 이어진다는 것을 강조한다.
우경이 집을 짓는 이야기:
우경이 집을 짓고, 장인에게 집이 너무 높다고 말하자, 장인은 새 집이라서 진흙이 젖어 있고 서까래가 생생하다고 대답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진흙이 마르고 서까래가 건조해지면서 집이 무너진다.
의미: 처음에는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는 장기적인 안목과 계획의 중요성을 나타낸다. 국정운의 결정은 군주가 하나 전문가들의 판단을 적절히 수용하라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즉 전문지식이 부재한 군주, 또는 정치적 역량이 부족한 군주에게서 나타날 폐해를 말하고 있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모두 군주가 실용적이고 유용한 지식을 중시하고, 쓸모 없는 변론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전달한다. 외교와 정치에서 실용성과 유용성을 강조하며, 헛된 말이나 기술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經
말이 화려하면 실질을 잃게 된다
一(일)、明主之道(명주지도),如有若之應密子也(여유약지응밀자야)。明主之聽言也美其辯(명주지청언야미기변),其觀行也賢其遠(기관행야현기원),故群臣士民之道言者迂弘(고군신사민지도언자우홍),其行身也離世(기행신야리세)。其說在田鳩對荊王也(기설재전구대형왕야)。故墨子為木鳶(고묵자위목연),謳癸築武宮(구계축무궁)。夫藥酒用言(부약주용언),明君聖主之以獨知也(명군성주지이독지야)。
현명한 군주의 도는 마치 유약이 밀자에게 응답하는 것과 같다. 현명한 군주는 말을 들을 때 그 논변을 아름답게 여기고, 행동을 관찰할 때 그 고원한 것을 현명하게 여긴다. 그래서 신하와 선비와 백성들이 말하는 도리는 에돌아 거창하고, 그들의 행동은 세상과 동떨어져 있다. 이 이야기는 전구가 형왕에게 대답한 것에 있다. 그래서 묵자는 나무 연을 만들고, 구계가 무궁을 건축했다. 약과 술을 사용한 말은, 현명한 군주와 성군만이 아는 것이다.
說
一 宓子賤治單父(복자천치단부),有若見之曰(유약견지왈):「子何臞也(자하구야)?」宓子曰(복자왈):「君不知賤不肖(군부지천부초),使治單父(사치단부),官事急(관사급),心憂之(심우지),故臞也(고구야)。」有若曰(유약왈):「昔者舜鼓五絃之琴(석자순고오현지금),歌南風之詩而天下治(가남풍지시이천하치)。今以單父之細也(금이단부지세야),治之而憂(치지이우),治天下將奈何乎(치천하장내하호)?故有術而御之(고유술이어지),身坐於廟堂之上(신좌어묘당지상),有處女子之色(유처녀자지색),無害於治(무해어치);無術而御之(무술이어지),身雖瘁臞(신수췌구),猶未有益(유미유익)。」
복자천이 단부(單父)를 다스리는데, 유약(有若)이 그를 보고 말하길, '어찌 그렇게 수척해졌는가?'복자천 대답하길, '군주께서 저의 무능함을 모르시고 단부를 다스리게 하셨습니다. 관직의 일은 급하여 마음이 걱정되어 이렇게 수척해졌습니다.'유약이 말하길, '옛날에 순(舜)은 오현금(五絃琴)을 타고 남풍(南風)의 시를 노래하며 천하를 다스렸습니다. 지금 단부와 같은 작은 지역을 다스리면서도 걱정한다면, 천하를 다스릴 때는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러므로 방법이 있어야 다스릴 수 있습니다. 몸은 묘당(廟堂)에 앉아 있으면서도 처녀의 색을 즐기더라도 다스림에 해가 되지 않습니다. 정치술과 제어술이 없으면 몸이 수척해지더라도 여전히 유익함이 없습니다.
말을 꾸미면 실질을 잃게 된다
楚王謂田鳩曰(초왕위전구왈):「墨子者(묵자자),顯學也(현학야)。 其身體則可(기신체칙가),其言多而不辯何也(기언다이부변하야)?」曰(왈):「昔秦伯嫁其女於晉公子(석진백가기녀어진공자),令晉為之飾裝(령진위지식장),從衣文之媵七十人(종의문지잉칠십인),至晉(지진),晉人愛其妾而賤公女(진인애기첩이천공녀),此可謂善嫁妾而未可謂善嫁女也(차가위선가첩이미가위선가녀야)。楚人有賣其珠於鄭者(초인유매기주어정자),為木蘭之櫃(위목란지궤),薰以桂椒(훈이계초),綴以珠玉(철이주옥),飾以玫瑰(식이매괴),輯以翡翠(집이비취),鄭人買其櫝而還其珠(정인매기독이환기주),此可謂善賣櫝矣(차가위선매독의),未可謂善鬻珠也(미가위선죽주야)。
今世之談也(금세지담야),皆道辯說文辭之言(개도변설문사지언),人主覽其文而忘有用(인주람기문이망유용)。墨子之說(묵자지설),傳先王之道(전선왕지도),論聖人之言以宣告人(론성인지언이선고인),若辯其辭(약변기사),則恐人懷其文忘其直(칙공인회기문망기직),以文害用也(이문해용야)。此與楚人鬻珠(차여초인죽주),秦伯嫁女同類(진백가녀동류),故其言多不辯(고기언다부변)。
초나라 왕이 전구에게 말했다. “묵자는 현학(顯學:널리알려지고 존경받는 학문)이다. 그 품행은 단정하고 말수가 많은데도 달변이 못 되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전구가 대답했다. “옛날 진백이 자기 딸을 진나라 공자에게 시집보낼 때 준비가 화려했고, 시종은 70명이나 거느리게 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공자는 몸종을 첩으로 거느리고 그녀는 무시했다고 합니다. 그 일은 첩으로는 잘 보냈다고 할 수 있으나 공자의 아내로는 잘 보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초나라 사람 중에 정나라에 구슬을 팔러 간 사람이 있었는데 목란 상자를 만들어 계피와 후추로 향을 더하고 주옥을 달고 아름다운 옥으로 꾸며 비취를 담아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정나라 사람은 상자만 샀을 뿐 주옥은 돌려주었다 합니다. 이것은 상자 판 것이지 주옥 장사를 했다고 볼 수 없는 것입니다.
요즘 세상의 논의는 말재간이 좋고, 꾸미기를 잘하므로 군주는 그 화려함에 혹하여 실용성을 잃고 계십니다. 그러나 묵자의 언설은 선왕의 도를 전하여 성인의 말씀을 논하므로 널리 사람들을 감동하게 하고 있습니다. 만일 그 언설을 꾸미게 되면 듣는 사람은 표현에만 주의를 기울이고 실질은 잊게 될 까봐 두려우니 이는 문장으로 실용을 해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초나라 사람이 주옥 장사를 하고, 진백이 딸을 시집보냈던 것과 같은 결과가 됩니다. 그러므로 묵자의 언설은 말수는 많지만 달변은 아닌 것입니다.”
화려함 보다 실용이 중요하다
墨子為木鳶(묵자위목연),三年而成(삼년이성),蜚一日而敗(비일일이패)。弟子曰(제자왈):「先生之巧(선생지교),至能使木鳶飛(지능사목연비)。」墨子曰(묵자왈):「吾不如為車輗者巧也(오부여위차예자교야),用咫尺之木(용지척지목),不費一朝之事(부비일조지사),而引三十石之任致遠(이인삼십석지임치원),力多(력다),久於歲數(구어세수)。今我為鳶(금아위연),三年成(삼년성),蜚一日而敗(비일일이패)。」惠子聞之曰(혜자문지왈):「墨子大巧(묵자대교),巧為輗(교위예),拙為鳶(졸위연)。」
묵자가 나무로 연을 만들어, 삼 년 만에 완성했으나 날려서 하루 만에 망가졌다. 제자가 말하길, '선생님의 솜씨는 나무 연을 날게 할 정도로 뛰어납니다.' 묵자가 대답하길, '나는 수레 축을 만드는 솜씨에 미치지 못하다. 작은 나무를 사용하여 만들어, 한나절도 되지 않는 시간에 삼십 석의 짐을 먼 곳으로 운반하고도, 다시 몇 해든 사용할 수 있다. 지금 나는 연을 완성하는데 삼 년이나 걸렸고 하루 만에 망가졌다.' 혜자가 이 말을 듣고 말하길, '묵자는 큰 솜씨를 가졌다. 차의 축을 만드는 데는 솜씨가 뛰어나고, 연을 만드는 데는 서툴다.
좋은 약은 입에 쓰다
宋王與齊仇也(송왕여제구야),築武宮(축무궁)。謳癸倡(구계창),行者止觀(행자지관),築者不倦(축자부권),王聞召而賜之(왕문소이사지),對曰(대왈):「臣師射稽之謳又賢於癸(신사사계지구우현어계)。」王召射稽使之謳(왕소사계사지구),行者不止(행자부지),築者知倦(축자지권),王曰(왕왈):「行者不止(행자부지),築者知倦(축자지권),其謳不勝如癸美何也(기구부승여계미하야)?」對曰(대왈):「王試度其功(왕시도기공),癸四板(계사판),射稽八板(사계팔판);擿其堅(적기견),癸五寸(계오촌),射稽二寸(사계이촌)。」
송왕이 제나라와 원수지간이었는데, 무궁을 짓고 있었다. 구계가 노래를 부르자, 지나가는 사람들이 멈춰서 구경하고, 짓는 사람들은 지치지 않았다. 왕이 이를 듣고 구계를 불러 상을 주며 말하길, '내 스승인 사계의 노래가 저보다 더 뛰어납니다.' 왕이 사계를 불러 노래를 부르게 하자, 지나가는 사람들이 멈추지 않고, 짓는 사람들은 지쳤다. 왕이 말하길, '지나가는 사람들이 멈추지 않고, 짓는 사람들이 지쳤으니, 그 노래가 계보다 뛰어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대답하길, '왕께서 그들의 공을 시험해 보십시오. 구계는 네 판을 짓고, 사계는 여덟 판을 지었습니다. 그 견고함을 시험해 보십시오. 구계는 다섯 치고, 사계는 두 치입니다.’
夫良藥苦於口(부량약고어구),而智者勸而飲之(이지자권이음지),知其入而已己疾也(지기입이이기질야)。忠言拂於耳(충언불어이),而明主聽之(이명주청지),知其可以致功也(지기가이치공야)。
좋은 약은 맛이 쓴 데도 지혜가 있는 자들이 이것을 마시는 것은 자기 병이 낫기 때문이다. 충고는 귀에 거슬리는 데도 현명한 군주가 그것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그 효과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비자 > 32. 外儲說左上 ' 카테고리의 다른 글
《外儲說左上》_ 經 四 (1) | 2024.11.24 |
---|---|
《外儲說左上》_ 經 三 (13) | 2024.11.05 |
《外儲說左上》_經(경) 2 (3) | 2024.10.31 |
七術:挾智 (0) | 2024.09.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