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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 說林上

설림_1-3 손해와 이익을 보여줘라

 

설림(說林)<이야기 숲>이란 뜻으로 곧 설화 잠언을 모아 놓은 것이다. 한비자가 자기 시대 이전의 역사와 전기, 일화(逸話)등을 엮어낸 것으로 한비자가 말하고자 하는 법() () ()의 측면에서 도움 될 만할 사례를 모은 것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역사적 지식이 풍부하고 통찰력 또한 있어야 한다. 이 편은 재치가 넘치고 경쾌한 단문 형식을 취하나 때로는 그 글의 함의가 깊고 넓어 현재까지도 인용되는 글이 많다. 또한 여러 사례를 통해 한비자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그때 당시 군주에게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손해와 이익을 보여줘라 

 

- 韓非子 第22篇 說林上[1]-

 

 

湯以伐桀,而恐天下言己爲貪也,因乃讓天下於務光。而恐務光之受之也,乃使人說務光曰:‘ 湯殺君而欲傳惡聲于子,故讓天下於子。’  務光 因自投於河

탕이벌걸  이공천하언기위탐야   인내양천하어무광  이공무광지수지야   내사인설무광왈탕살군이욕전악성어자   고양천하어자      무광 인자투어하

 

秦武王令甘茂擇所欲爲於僕與行事,孟卯曰:‘ 公不如爲僕。 公所長者ㆍ使也,公雖爲僕 王猶使之於公也。 公佩僕璽而爲行事,是兼官也。’

진무왕령감무택소욕위어복여항사   맹묘왈    공부여위복  공소장자  사야   공수위복   왕유사지어공야    공패복새이위항사   시겸관야  

 

子圉見孔子於商太宰,孔子出,子圉入,請問客,太宰曰:‘ 吾已見孔子,則視子猶蚤蝨之細者也。吾今見之於君。’子圉恐孔子貴於君也,因謂太宰曰:‘ 君已見孔子,亦將視子 猶蚤蝨也。’  太宰因弗復見也。

자어견공자어상태재   공자출   자어입   청문객   태재왈     오이견공자   칙시자유조슬지세자야   오금견지어군       자어공공자귀어군야   인위태재왈     군이견공자   역장시자유조슬야      태재인불복견야  

 

魏惠王爲臼里之盟,將復立於天子,彭喜謂鄭君曰:‘ 君勿聽,大國惡有天子,小國利之。 若君與大不聽,魏焉能與小立之。’

위혜왕위구리지맹   장복립어천자   팽희위정군왈     군물청   대국악유천자   소국리지    야군여대부청 위언능여소립지   

 

 

은나라 탕왕은 하나라 걸왕을 멸망시킨 다음, 세상 사람들이 자기의 탐욕을 비난할 것이 염려되어 천하를 무광에게 양도하는 시늉을 하려 했으나 무광이 사양치 않고 천하를 계승해 버리지나 않을까 염려되어 사람을 보내어 무광에게 이렇게 전했다. “탕왕은 그 군주를 살해하고, 그 오명을 당신에게 뒤집어씌우려고 천하를 당신에게 넘기려 하는 것입니다.” 그러자 무광은 수치스러워서 황하에 몸을 던졌다.

 

진나라 무왕이 감무에게 시종이 되겠느냐, 외교관이 되겠느냐 물었다. 맹묘는 이렇게 귀띔해 주었다. “당신은 시종이 되는 것이 가장 적격이라고 생각하오, 또 당신은 외교관으로서의 소질도 있소. 그러니 당신이 시종이 된 다음에도 왕은 외교문제에 대해서 당신에게 맡길 것이오. 그리 되면 당신은 시종의 벼슬을 가지고 외교관도 겸할 수 있는 것이오.

 

자어가 공자를 상나라의 재상과 만나게 했다. 공자가 물러나자 곧 자어는 재상에게 가서 저 손님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재상이 말했다. “나는 공자를 만난 다음부터 당신 같은 사람은 이나 벼룩처럼 보게 되었습니다. 그분을 한 번 우리 군주에게 보이려 합니다.” 자어는 공자가 상나라의 군주로부터 존경을 받을까 염려가 되어 재상에게 이렇게 말했다. “군주께서 만일 공자를 만나게 되시면, 이 번에는 당신이 이나 벼룩처럼 보일 것입니다. 조심하십시오.” 재상은 자기가 불리해질 것을 알고 공자를 군주에게 소개하지 않았다.

 

위나라 혜왕은 열국과 동맹을 맺어 천자를 갈아 세워 주나라 왕실의 위엄을 회복하고자 했을 때 팽회란 자가 한왕에게 이렇게 말했다. “군주께서는 찬성하시면 안 됩니다. 천자가 할 수 있는 일은 대국에게는 싫은 일이고, 소국에는 좋은 일입니다. 군주는 다른 대국과 함께 위나라의 제의에 따르지 않으면 위나라가 소국들과 함께 새로 천자를 세우려 해도 그것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쓰러진 뒤에 일으켜라  

 

- 韓非子 第22篇 說林上[2]- 

 

晉人伐邢,齊桓公將救之,鮑叔曰:‘ 太蚤。邢不亡,晉不敝,晉不敝,齊不重。且夫持危之功,不如存亡之德大。君不如晚救之以敝晉,齊實利.待邢亡而復存之,其名實美。’  桓公乃弗救。

진인벌형   제환공장구지   포숙왈  태조  형부망   진부폐   진부폐   제부중   차부지위지공   부여존망지덕대   군부여만구지이폐진   제실리  대형망이복존지   기명실미  환공내불구  

 

子胥出走,邊候得之,子胥曰:‘ 上索我者,以我有美珠也。今我已亡之矣,我且曰子取吞之。’   候因釋之。

자서출주   변후득지   자서왈     상삭아자   이아유미주야    금아이망지의   아차왈자취탄지     후인석지  

 

慶封爲亂於齊而欲走越,其族人曰:‘ 晉近,奚不之晉?   慶封曰:‘ 越遠,利以避難。’  族人曰:‘ 變是心也,居晉而可。 不變是心也,雖遠越,其可以安乎!  

경봉위난어제이욕주월   기족인왈     진근   해부지진     경봉왈     월원   리이피난족인왈     변시심야   거진이가     부변시심야  수원월   기가이안호      

 

 

진나라가 형나라를 정벌할 때 제나라 환공이 형나라를 구하려 했으나 포숙이 그것을 말렸다. “지금 구제한다는 것은 좀 빠른 감이 있습니다. 형나라가 멸망할 때까지 싸움을 계속하지 않으면 진나라는 지치지 않습니다. 진나라가 지치지 않으면 우리 제나라의 국력이 강해지지 않습니다. 그뿐 아니라 위태로운 나라를 도와준 공은 멸망한 나라를 부활시키는 큰 은혜에 미치지 못합니다. 그러니 당면한 최상의 방책은 형나라를 구하는 일은 뒤로 미루고, 진나라를 지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에게 이익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형이 멸망하기를 기다렸다 다시 부활시켜주면 명의도 훌륭한 것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환공은 형나라를 구제해 주지 않았다.

 

초나라의 오자서가 오나라로 탈주하던 도중, 국경수비대에게 붙잡혔다. 그러자 오자서가 말했다. “나라에서 나를 찾고 있는 것은 내가 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그것을 잃어버려 가지고 있지 않다. 만일 나를 체포하여 왕 앞에 끌고 간다면 나는 네가 그 옥을 빼앗아 삼켰다고 말할 것이다.” 수비대는 두려워서 오자서를 풀어주고 말았다.

 

제나라의 경봉이 반란을 일으키고 그곳에 있을 수 없게 되어 월나라로 도주하려고 하자 그 일족이 말했다. “진나라가 가까운데 왜 그쪽으로 달아나지 않는가.” 경봉이 말했다. “월나라는 멀어서 난을 피하기에 좋기 때문이다.” 그러자 한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그 반역심을 회개한다면 진나라로 가도 상관없을 것이다. 만약 회개하지 않는다면 비록 월나라 보다 더 먼 곳으로 도망한다 하더라도 안전할 수 없을 것이다.   

 

 

빼앗고 싶으면 주어라  

 

- 韓非子 第22篇 說林上[3]- 

 

한 조 위 세나라가 지백을 물리침

 

智伯索地於魏宣子,魏宣子弗予,任章曰:‘ 何故不予?   宣子曰:‘ 無故請地,故弗予。’  任章曰:‘ 無故索地,國必恐,彼重欲無厭,天下必懼,君予之地. 智伯必驕而輕敵

邦必懼而相親,以相親之兵待輕敵之國,則智伯之命不長矣。周書曰:‘ 將欲敗之,必姑輔之,將欲取之,  必姑予之。’  君不如予之以驕智伯。且君何釋以天下圖智氏,而獨以吾國爲智氏質乎?   君曰:‘ 善。’  乃與之萬戶之邑,智伯大悅。因索之,  必姑予之。’君不如予之以驕智伯。且君何釋以天下圖智氏,而獨以吾國爲智氏質乎?   君曰:‘ 善。’乃與之萬戶之邑,智伯大悅。因索地於趙,弗與,因圍晉陽,韓ㆍ魏反之外,趙氏應之內,智氏自亡。 

 

지백삭지어위선자   위선자불여   임장왈   하고부여  선자왈  무고청지   고불여  임장왈    무고삭지    린국필공   피중욕무염   천하필구   군여지지   지백필교이경적  린방필구이상친   이상친지병대경적지국   칙지백지명부장의    주서왈     장욕패지   필고보지   장욕취지   필고여지   군부여여지이교지백   차군하석이천하도지씨   이독이오국위지씨질호     군왈       내여지만호지읍  지백대열    인삭지어조   불여   인위진양      위반지외   조씨응지내   지씨자망  

 

 

진나라의 지백이 위선자에게 토지를 달라고 요구했다. 위선자는 주지 않았다. 위나라의 신하 임장이 물었다. “왜 주지 않으십니까.” 그러자 위선자가 대답했다. “이유 없이 토지를 요구하기 때문에 주지 않는 것이다.” 임장이 말하였다. “지백이 이유 없이 토지를 요구하면 이웃나라는 언제 자기 나라에게 싸움을 걸어올지도 모르니 두려워할 것입니다. 지백이 차례로 욕심을 부려 요구하게 되면 천하 모든 나라는 반드시 근심을 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 군주께서 그에게 토지를 주시면 지백은 오만해질 것이고, 그래서 적을 무시하게 되면 불안한 이웃나라는 서로가 친밀해질 것입니다. 서로가 친밀해져서 여러 나라가 동맹하여 지백을 공략하면, 그 나라도 오래 지속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주서에도「이것을 공략하려고 하면 잠시 동안 그것을 도와주어라. 그것을 빼앗고 싶으면 잠시 동안 주어라」고 씌어 있는 것처럼 군주께서도 지백에게 토지를 주어 그의 마음이 방심하도록 하는 것이 상책일 것입니다. 어찌하여 천하의 동맹군을 가지고 지백을 멸망시키려고 하지 않고 다만 우리 위나라 혼자 지백과 맞서려 하십니까.” 이 말을 들은 위선자는 그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하고 1만 호의 고을을 지백에게 내주었다. 지백은 크게 만족하여 이번에는 조나라에게 토지를 요구했다. 조나라는 내주지 않았기 때문에 그 고을의 진양이 포위되었지만 과연 한나라와 위나라는 밖에서 지백을 배반하고 조나라는 성안에서 그들과 호응하여 지백은 멸망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