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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29. 大體

대체_근본 요체

간략함이 최선의 이익이다

 

 

古之全大體者(고지전대체자):望天地(망천지),觀江海(관강해),因山谷(인산곡),日月所照(일월소조),四時所行(사시소행),雲布風動(운포풍동);不以智累心(부이지루심),不以私累己(부이사루기);寄治亂於法術(기치란어법술),託是非於賞罰(탁시비어상벌),屬輕重於權衡(속경중어권형);不逆天理(부역천리),不傷情性(부상정성);不吹毛而求小疵(부취모이구소자),不洗垢而察難知(부세구이찰난지);不引繩之外(부인승지외),不推繩之內(부추승지내);不急法之外(부급법지외),不緩法之內(부완법지내);守成理(수성리),因自然(인자연);禍福生乎道法而不出乎愛惡(화복생호도법이부출호애악),榮辱之責在乎己(영욕지책재호기),而不在乎人(이부재호인)。故至安之世(고지안지세),法如朝露(법여조로),純樸不散(순박부산);心無結怨(심무결원),口無煩言(구무번언)。故車馬不疲弊於遠路(고차마부피폐어원로),旌旗不亂於大澤(정기부란어대택),萬民不失命於寇戎(만민부실명어구융),雄駿不創壽於旗幢(웅준부창수어기당);豪傑不著名於圖書(호걸부저명어도서),不錄功於盤盂(부록공어반우),記年之牒空虛(기년지첩공허)。故曰(고왈):利莫長於簡(리막장어간),福莫久於安(복막구어안)。使匠石以千歲之壽操鉤(사장석이천세지수조구),視規矩(시규구),繩墨(거승묵),而正太山(이정태산);使賁(사분)、育帶干將而齊萬民(육대간장이제만민);雖盡力於功(수진력어공),極盛於壽(극성어수),太山不正(태산부정),民不能齊(민부능제)。故曰(고왈):古之牧天下者(고지목천하자),不使匠石極巧以敗太山之體(부사장석극교이패태산지체),不使賁(부사분)、育盡威以傷萬民之性(육진위이상만민지성)。因道全法(인도전법),君子樂而大姦止(군자악이대간지);澹然閒靜(담연한정),因天命(인천명),持大體(지대체)。故使人無離法之罪(고사인무리법지죄),魚無失水之禍(어무실수지화)。如此(여차),故天下少不可(고천하소부가) 

 

옛날의 군주로서 정도의 근본을 완전히 터득한 자는 천지를 바라보며 강과 바다를 관찰하고  해와 달이 빛나고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계절이 변화하는 이 세계에는 구름은 뒤덮고 바람은 불며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현명한 군주는 얄팍한 지식으로 마음을 어지럽히지 않았으며, 사사로운 이익을 도모하여 자기 몸을 괴롭히지 않았으며, 법술로 다스리고, 어지러운 것을 그치게 하였으며, 상벌에 의해서 옳은 일을 권장하고 나쁜 일을 징계하였으며, 저울로 물건의 무겁고 가벼움을 분명히 하였으며, 자연의 이치에 거스르지 않고, 사람의 본성을 상하게 하지 않았으며, 또 털을 불어 숨겨진 흉터를 일부러 보여주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일을 하지 않았고, 또 두어도 될 것을 구태여 먼지를 털어 끄집어내 보이는 쓸데없는 짓을 하지 않았고, 일을 처리하되 법칙보다 지나치거나 혹은 법칙보다 모자라게 처리하지 않았으며, 또 법률보다 더 지나치게 벌하거나 법률보다 더 관대하지 않았으며, 일정한 도리를 지켜 자연에 따르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의 행복과 불행은 도리와 법률에 어긋나지 않는가의 여부에 따라 정해지도록 했고, 사람들에 대한 군주의 감정으로 처리하지 않았으며, 영예를 받거나 치욕을 당할 경우 그것은 받는 사람 자신의 책임이라는 것을 알게 하여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게 했다. 따라서 가장 탁월하게 통치된 세상에서는 법률은 풀잎에 내린 이슬처럼 순박함이 흩어지지 아니하고, 사람의 마음은 원한 지지 않으며, 사람들의 입에서 귀찮은 소리가 새어 나오지 않는다.  전쟁이나 사건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수레와 말이 도로를 질주하여 지치는 일도 없을 것이며, 깃발은 큰 연못에서 어지럽지 않고, 또 일반 백성은 적의 내습이나 전투 때문에 목숨을 잃지 않을 것이며, 훌륭한 용사는 전쟁이 없으므로 군기 아래 목숨을 버리는 일이 없을 것이다. 호걸들의 이름이 책에 기록되어 후세에 전해지는 일도 없을 것이며, 연대기도 반드시 쓸 필요가 없을 것이니 백지로 남아 있게 될 것이다. 그래서「간략함보다 더한 이익이 없고, 평안보다 더 영속하는 행복은 없다」고 한 것이다.

 

 

  

使匠石以千歲之壽操鉤(사장석이천세지수조구),視規矩(시규구),繩墨(거승묵),而正太山(이정태산);使賁(사분)、育帶干將而齊萬民(육대간장이제만민);雖盡力於功(수진력어공),極盛於壽(극성어수),太山不正(태산부정),民不能齊(민부능제)。故曰(고왈):古之牧天下者(고지목천하자),不使匠石極巧以敗太山之體(부사장석극교이패태산지체),不使賁(부사분)、育盡威以傷萬民之性(육진위이상만민지성)。因道全法(인도전법),君子樂而大姦止(군자악이대간지);澹然閒靜(담연한정),因天命(인천명),持大體(지대체)。故使人無離法之罪(고사인무리법지죄),魚無失水之禍(어무실수지화)。如此(여차),故天下少不可(고천하소부가) 

 

 

이름난 장인 장석에게 천년을 살게 하여 곡선을 재는 띠쇠를 다루고, 원형이나 정방형을 재는 마름쇠를 눈짐작하게 하고, 먹줄을 퉁겨 태산의 모습이 굽어 있는 것을 바로잡으려 한다. 또 맹분이나 하육 같은 용사에게 명검을 차고 그 위력으로 만민을 똑같은 인간으로 만들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이 제아무리 교묘한 재간을 부린다 해도, 가능한 한 오래 살며 노력한다 할지라도 태산의 모습은 바로잡히지 않을 것이며, 모든 사람이 똑 같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천하를 교묘하게 다스리는 옛사람은 장석에게 있는 기술을 다 발휘하게 하여 태산의 모습을 바로잡도록 하지 않았으며, 맹분과 하육에게 그 위세를 내세워 모든 사람의 본성을 고치라고 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이다. 군자는 자연의 도리에 의해서 법도를 완전히 지키고 있었기 때문에 평안했던 것이며, 큰 악인도 없어졌고 평안하고 아무 탈이 없었으며, 천명에 따라 치국의 근본을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누구도 법에 저촉하여 죄를 범하지 않았으며, 군주는 물고기가 물을 떠나서 안정하던 바탕을 잃듯이 권세를 잃게 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러한 상태가 되면 천하가 다스려지지 않을 리가 없다.

 

上不天則下不遍覆(상부천칙하부편복),心不地則物不畢載(심부지칙물부필재)。太山不立好惡(태산부립호악),故能成其高(고능성기고);江海不擇小助(강해부택소조),故能成其富(고능성기부)。故大人寄形於天地而萬物備(고대인기형어천지이만물비),歷心於山海而國家富(력심어산해이국가부)。上無忿怒之毒(상무분노지독),下無伏怨之患(하무복원지환),上下交撲(상하교박),以道舍(이도위사)。故長利積(고장리적),大功立(대공립),名成於前(명성어전),德垂於後(덕수어후),治之至也(치지지야)。

 

위로 하늘을 따르지 않으면 아래를 두루 덮을 수 없고(윗사람이 하늘과 같이 큰마음이 되지 않으면 아랫사람은 그 마음속에 포용되지 않을 것이다), 대지와 같은 마음이 되지 않으면 일체의 사물을 실을 수 없는 것이다. 태산은 흙이나 바위의 좋고 나쁨을 가리지 않고 받아들이기 때문에 그토록 높이 솟아올라 있는 것이며, 바다는 작은 시냇물을 얼마든지 받아들이기 때문에 저토록 차고 넘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큰 인물은 천지의 위대함을 터득하여 만물과 일체가 될 수 있으며, 마음을 산과 바다처럼 높고 광대하게 가지고 있는 까닭에 국가가 번영하는 것이다. 위에 있는 군주는 아래에 있는 자에 대한 노여움으로 제 몸을 괴롭히지 않으며, 아래에 있는 백성은 위에 있는 자에 대해서 은근히 원한을 품을 염려가 없는 것이다. 위와 아래 그리고 임금과 신하가 함께 소박하며 항상 도에 안주한다. 따라서 영원한 복리가 축적되고, 큰 공이 완성되며, 생전에는 이름이 빛나고, 사후에는 그 덕의 감화가 오래 지속된다. 이것이 최상의 치세인 것이다